top of page

NYPD(뉴욕경찰청)과 FBI 에서 배울 수 있는 위기 협상(Crisis Negotiation) 기법


ree

  1. 위기 협상 기법


하버드 로스쿨 협상 프로그램(PON)은 뉴욕 경찰청(NYPD) 인질협상팀(Hostage Negotiation Team, HNT)의 실제 경험을 통해, 비즈니스 협상가들도 배워야 할 7가지 핵심 협상 기술을 소개한다. 제프 톰슨(Jeff Thompson) 형사와 휴 맥고완(Hugh McGowan) 박사는 위기 협상은 단순한 설득이 아니라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비즈니스 협상에서도 긴장 완화, 감정 관리, 신뢰 구축 등에서 그대로 통용된다.

1. “Talk to Me” – 대화의 시작이 모든 것의 출발이다.NYPD 인질협상팀의 모토인 “Talk to Me”는 열린 대화가 신뢰와 공감을 구축하는 첫걸음임을 뜻한다. 상대에게 먼저 귀를 열면 협상의 문이 열린다.

2. Patience – 인내는 영향력의 기반이다.상대가 불만을 표현하도록 충분히 시간을 주어야 한다. 급하게 결론을 내리려 하면 신뢰를 잃고, 협상의 주도권도 잃는다. 인질 협상가처럼 인내를 통해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3. Active Listening – 적극적 경청으로 정보와 신뢰를 얻는다.적극적 경청은 감정적(Empathic) 기술이자 전략적(Effective) 기술이다. 상대의 말에 집중하면 감정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함과 동시에, 협상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4. Respect – 존중은 신뢰의 언어다.경청과 인내는 결국 ‘존중받고 있다’는 감정을 상대에게 전달한다. 존중은 갈등을 완화시키고 협력의 문을 연다.

5. Calm – 냉정함은 감염된다.위기 상황에서 협상가의 태도는 상대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차분하고 존중하는 어조로 대화할수록, 상대 역시 감정적으로 안정되며 협상 가능성이 높아진다.

6. Self-Awareness – 자기 인식으로 전략을 조율하라.인질 협상가는 낯선 상대와 관계를 형성하면서도, 자신의 언어와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끊임없이 인식한다. 비즈니스 협상가 역시 감정과 전략을 구분해 의도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7. Adaptability –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라.모든 협상은 ‘정해진 틀’이 없는 상황이다. NYPD 협상팀은 동일한 접근을 반복하지 않고, 매 순간의 맥락에 맞게 대응 전략을 수정한다.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협상의 생명력이다.

NYPD 인질협상팀은 한 달에 400건 이상의 위기 협상을 처리하며, 매번 달라지는 상황 속에서도 공통된 원칙을 지킨다. 그 원칙은 바로 “신뢰를 구축하라, 그리고 듣고 또 들어라.”이 철칙은 비즈니스 협상, 팀 내 갈등 해결, 고객과의 소통 등 모든 협상 상황에 적용된다. 위기 협상가의 언어는 곧 인간 관계의 언어이자, 지속 가능한 협상의 기반이다.


  1. 협상의 성공 - 감정적 연결성


하버드 로스쿨 협상 프로그램(PON)은 “외교관처럼 협상하고, 즉흥 연기자처럼 생각하며, 프로 운동선수처럼 제안을 다루라”고 조언한다. 그중에서도 인질 협상가(hostage negotiator)의 기술은 극도의 긴장 속에서도 관계를 회복시키는 협상의 본질을 보여준다. 실제로 인질 협상가의 성공률은 94%에 달한다.

전직 경찰 심리학자이자 인질 협상가인 조지 콜리리서(George A. Kohlrieser)는 협상 성공의 핵심을 ‘감정적 연결(emotional connection)’이라 정의한다. 상대가 자신에게 진정한 관심을 느낄 때, 신뢰와 유대가 형성되고 그 유대 속에서 협상이 작동한다. 이러한 원리는 비즈니스 협상이나 외교적 교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한 전 FBI 위기협상국장 게리 노에스너(Gary Noesner)는 『Stalling for Time』에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첫째, 적극적 경청(active listening)과 라포 형성으로 신뢰를 구축하라. 상대가 당신에게 아무런 이익을 기대하지 않더라도, 진심 어린 경청은 영향력을 만들어낸다.둘째, 협력과 경쟁을 병행하라. 협상 과정 전체에서 선의와 단호함을 함께 보여야 한다. 지나친 유화는 약점으로, 과도한 압박은 갈등으로 이어진다.셋째, 속도를 늦추고 인내하라. 협상이 과열될 때 잠시 멈추거나 일정을 미루면 감정이 가라앉고, 더 건설적인 대화가 가능해진다. 인질 협상가들이 수십 시간 동안 인내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버드 협상 프로그램은 이러한 인질 협상가의 접근법을 통해 “위기를 협력의 기회로 바꾸는 것”이 협상의 본질이라고 강조한다. 진정한 협상가는 상대의 마음을 읽고, 시간을 아끼지 않으며, 감정 속에서 신뢰를 세운다. 이것이 위기에서도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심리적 힘이다.


  1. 위기협상팀의 훈련(Drill)


하버드 로스쿨 협상 프로그램(PON)은 인질 협상가들의 팀 운영 방식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협상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드릴(drill)’이라 불리는 이 절차는 협상 시작 전 팀이 목표, 기본 규칙, 운영 원칙을 명확히 합의하는 과정이다. 이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일관된 메시지를 유지하고, 불필요한 혼선을 방지하는 핵심 장치다.

첫째,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라. 인질 협상팀은 빠른 해결보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해결’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비즈니스 협상에서도 단기적 합의보다 장기적 신뢰 구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명확한 역할 분담을 하라. 협상 리더를 지정하고, 발언자·분석가·기록자 등 각자의 책임을 명확히 나누면 위기 상황에서도 혼선이 줄어든다. 이는 ‘Team Building: The Importance of Staying on Message’에서 오바마(Barack Obama) 재선 캠프의 사례처럼, 모든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조직 운영 원칙과도 일맥상통한다.

셋째, ‘온 메시지(On Message)’를 유지하라. 협상 도중 외부 압력—예를 들어, 경영진이나 정치인의 개입—이 있을 때, 팀 내 단일한 의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성원 중 누구도 합의된 입장과 상반된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일관성은 협상의 신뢰도를 높이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넷째, 속도보다 통제력을 중시하라. 인질 협상가들은 팀 전체가 합의한 원칙에 따라 “필요하다면 천천히 움직인다”는 약속을 한다. 이는 팀원들의 돌발 행동을 막고, 감정적 반응보다 전략적 사고를 우선시하게 만든다.

다섯째, 사전 토론으로 시간을 절약하라. 협상 전에 목표와 규칙을 명확히 하는 ‘드릴’ 과정은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협상 효율성을 높이는 투자다. 준비된 팀은 위기 순간에도 침착하게 움직이며, 내부 신뢰를 기반으로 일관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버드 협상 프로그램은 이러한 위기 협상가의 방식을 통해 “팀 내 합의가 곧 협상력이다”라는 교훈을 제시한다. 진정한 협상 팀은 말이 아니라 합의된 메시지로 움직이며, 외부의 압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1. 위기협상과 비즈니스 협상 공통점


많은 사람들은 인질 협상과 비즈니스 협상이 전혀 다른 세계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놀라운 공통점이 있다. 협상가 게리 노에스너(Gary Noesner)가 저서 『Stalling for Time』에서 밝힌 FBI의 협상 원칙은 비즈니스 협상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하버드 협상 프로그램은 그의 경험을 토대로 세 가지 핵심 원칙을 정리한다.

첫째, ‘행동 변화의 계단(Behavioral-Change Stairway)’을 오르라. 인질 협상에서 협상가는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로 관심을 보이고, 공감(empathy)을 표현하며 라포(rapport)를 형성해야 한다. 이러한 신뢰가 쌓이면 비로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노에스너는 “경청은 가장 값싸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양보(listening is the cheapest, yet most effective concession)”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협상에서도 상대가 당신에게 아무런 필요를 느끼지 않을 때, 적극적 경청과 라포 구축은 영향력을 확보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된다.

둘째, ‘병행 접근법(Parallel Approach)’을 사용하라. 1993년 텍사스 웨이코(Waco)에서 벌어진 브랜치 데이비디언 사건에서 FBI 전술팀과 협상팀의 엇갈린 전략은 참사를 불렀다. 노에스너는 협상과 전술을 번갈아 쓰는 ‘선형 접근법(linear approach)’ 대신, 두 전략을 동시에 병행하는 ‘병행 접근법’을 제안했다. 협상가가 신뢰를 구축하며 동시에 행동 능력을 보여줄 때, 상대는 과도한 자신감이나 공포에 빠지지 않는다. 비즈니스 협상에서도 협력적 태도와 경쟁적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온건함과 단호함을 함께 보여주는 접근이 가장 효과적이다.

셋째, 시간을 벌어라(Stall for Time). 대부분의 인질 사건은 충동적으로 발생하며, 시간이 지나면 분노가 가라앉는다. 노에스너는 “우리는 결코 스스로에게 마감기한을 두지 않는다(We never put a deadline on ourselves)”며 인내의 가치를 강조했다. 협상 시간을 늘리면 감정이 안정되고,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협상에서도 갈등이 고조될수록 잠시 중단하거나 일정을 미루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요약하자면, 인질 협상과 비즈니스 협상은 모두 신뢰, 균형, 시간이라는 세 가지 원칙 위에서 작동한다. 협상가는 상대를 설득하기 전에 먼저 경청해야 하며, 대립 대신 병행적 사고로 접근하고, 급할수록 속도를 늦춰야 한다. 진정한 협상가는 말을 줄이고 듣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1. 위기관리 - 위기협상가들에서 배울점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 in Negotiation)는 기업이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감정적 폭발과 조직 혼란을 통제하며, 관계를 유지한 채 문제를 해결하는 협상 접근법을 의미한다. 하버드 로스쿨 협상 프로그램은 인질 협상가들의 경험을 토대로, 비즈니스 위기에서도 활용 가능한 다섯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사전에 위기를 준비하라. 위기관리 계획은 평시부터 세워져야 한다.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때 잠재적 분쟁 가능성을 논의하고, 정기적인 문제점 점검 회의나 중재 조항(mediation clause) 등을 포함해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둘째, 기본 규칙을 설정하라. 협상 시작 전, 정직성과 약속 이행을 원칙으로 하는 기본 규칙을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FBI 협상가 리처드 제이 디필리포(Richard J. DeFilippo)는 인질 협상에서 신뢰는 정직함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신뢰가 구축되면 상대의 과도한 요구에도 단호히 거절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셋째, 감정을 정면으로 다뤄라. 뉴욕 경찰청 인질협상팀장 출신 잭 제이 캄브리아(Jack J. Cambria)는 감정이 위기의 핵심 동력임을 지적하며, 상대의 감정을 세심히 듣고 본질적 동기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기 개방, 요약(paraphrasing), 공감적 언어를 활용한 ‘적극적 경청(active listening)’은 상대의 불안을 완화시키는 핵심 기술이다.

넷째, 과정을 서두르지 말라. 많은 협상가는 위기 상황에서 신속히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인질 협상가들은 오히려 시간을 늘려 감정을 안정시키는 전략을 택한다. 캄브리아는 “시간은 우리의 편(Time is on our side)”이라 말하며, 천천히 접근할수록 해결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다섯째, 관계를 강화하라. 전 NYPD 지휘관 로버트 제이 루든(Robert J. Louden)은 인질 협상가가 “우리는 같은 팀이다(We’re in this together)”라고 말하는 이유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공동 해결의 틀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비즈니스에서도 상대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는 자세가 위기를 전환의 기회로 만든다.

하버드 협상 프로그램은 이러한 원칙을 통해 위기 협상에서 “대화가 곧 해결의 출발점”임을 강조한다. 진정한 협상가는 위기 속에서도 말을 멈추지 않고, 신뢰와 시간, 감정을 다루는 기술로 조직을 안정시킨다.


  1. 위기협상의 전략


2016년 오리건주 말허 국립야생보호구에서 발생한 41일간의 무장 점거 사태는 폭력적 충돌 없이 종결되었다. 연방수사국(FBI)은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라는 부드러운 협상 접근법을 통해 점거자들을 평화적 항복으로 이끌었다. 이 사건은 극단적 대치 상황에서도 신중한 협상이 얼마나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첫째, 상대방의 BATNA를 분석하라. 협상에서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협상 결렬 시 최선의 대안)’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자신의 BATNA뿐 아니라 상대의 대안까지 분석하는 것은 종종 간과된다. FBI는 점거자들이 폭력적 결말과 평화적 항복이라는 두 가지 BATNA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음을 파악했고, 이를 토대로 상대를 후자의 선택으로 유도했다.

둘째, 강경함보다 부드러움을 택하라. 과거 루비리지(Ruby Ridge) 사태의 교훈을 얻은 FBI는 무력 충돌을 피하기 위해 무장 전시를 자제하고 대화를 중심으로 한 접근을 취했다. 또한 점거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로 복음주의자 빌리 그래함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래함을 중재자로 세워, 남은 인원들이 스스로 퇴거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했다. 신뢰받는 제3자를 통한 ‘신뢰의 다리 만들기’는 갈등 완화에 탁월한 전략임을 입증했다.

셋째, 상대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라. FBI는 점거자들에게 언론 접근을 허용함으로써 스스로 불리한 발언을 하도록 유도했다. 이는 협상에서 상대가 스스로 자신의 입지를 약화시키거나 결단을 내리도록 하는 심리적 설계의 한 형태였다.

이 사례는 협상이 단순히 요구와 양보의 싸움이 아니라, 시간·신뢰·심리를 다루는 복합적 기술임을 보여준다. 하버드 협상 프로그램은 이를 통해 “상대의 BATNA를 이해하고, 부드러움으로 긴장을 낮추며, 인내로 결말을 설계하라”는 교훈을 전한다. 진정한 협상가는 강압보다 설득, 속도보다 인내로 결과를 만든다.


  1. 위기협상의 공통점 정리


1. 감정의 이해와 신뢰 구축

모든 위기 협상의 출발점은 ‘관계 회복’이다. 인질 협상가들은 상대의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적극적 경청(active listening)공감(empathy)으로 신뢰를 쌓는다.상대가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때, 긴장과 적대감은 완화되고 협상의 틀이 만들어진다. 이는 비즈니스 협상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핵심 원리다.


2. 시간과 인내를 통한 긴장 완화

위기 협상에서는 속도가 아니라 시간의 활용이 성공의 열쇠다. FBI나 NYPD 협상가들은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고, 절대 스스로에게 마감기한을 두지 않는다.‘Stalling for Time(시간을 번다)’ 전략은 감정의 폭발을 막고, 이성적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심리적 장치다.


3. 일관성과 팀 내 조율

협상팀은 사전에 목표·원칙·역할(Drill)을 명확히 정하고, 외부 압박 속에서도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한다.이는 ‘온 메시지(On Message)’ 전략으로, 혼선 없는 내부 합의가 곧 협상력임을 보여준다.비즈니스 협상에서도 동일하게, 팀 간 조율과 메시지의 통일성은 상대에게 신뢰와 전문성을 전달하는 결정적 요소다.


👉 요약하자면, “공감으로 신뢰를 세우고, 인내로 긴장을 낮추며, 일관성으로 협상력을 유지하라.”이 세 가지가 위기 협상의 본질이자 모든 협상 상황에 통하는 핵심 원리다.


전략적협상연구소 이성대 소장

SNRLAB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