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가 알아야 할 B2B 협상의 라이프 사이클
- SNRLAB

- 2025년 12월 27일
- 5분 분량
최종 수정일: 6일 전
― 연결에서 분쟁 해결, 그리고 End-to-End 관리까지

최근 기업과 공공기관이 협상과 관련하여 제기하는 협상 역량에 대한 요구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계약을 잘 체결하고 싶다”는 수준을 넘어, 관계 형성, 소통의 정렬, 협력 구조 설계, 딜 성사, 이견 조정, 분쟁의 예방과 해결, 나아가 조직 차원의 협상 관리 체계 구축까지 협상의 전 과정(End-to-End)을 포괄하는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협상이 더 이상 특정 부서나 개인의 역량에 국한된 기술이 아니라, 조직의 성과와 리스크 관리 전반을 좌우하는 핵심 경영 역량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B2B 및 B2G 환경에서는 거래 관계가 단발성으로 끝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계약 이후의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관계 충돌이 기업 가치와 평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맥락에서 협상은 단순한 ‘딜 성사 기술’이 아니라, 관계 관리와 갈등 조정, 그리고 분쟁 예방을 포함하는 지속적 관리 활동으로 재정의될 필요가 있다.
1. 연결(Connection): 협상의 출발점으로서의 관계 형성
많은 기업들이 가장 먼저 호소하는 문제는 “우리 임직원들이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형성에 서툴다”는 점이다. 이는 개인의 사교성 부족이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의 문제로 오해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관계 형성을 전략적 과제로 인식하지 못한 조직 문화와 준비 부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B2B 협상에서의 ‘연결’은 단순한 친분 쌓기가 아니라, 향후 협력 가능성과 협상 여지를 열어두는 전략적 행위이다. 상대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 주요 이해관계자, 산업적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이루어지는 접근은 오히려 경계심을 유발하거나 형식적인 관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조직에서는 관계 형성을 개인의 경험과 감각에 맡긴 채 체계적인 가이드나 교육 없이 방치하고 있다.
이 단계에서 요구되는 공통 역량은 상대방과의 접점을 설계하는 능력, 즉 ‘누구와, 어떤 맥락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관계를 시작할 것인가’를 구조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다. 이는 영업이나 대외협력 부서뿐 아니라, 기술, 구매, 법무, 프로젝트 관리 조직까지 폭넓게 요구되는 역량이다.
2. 소통(Communication): 말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
두 번째로 빈번하게 제기되는 질문은 소통의 어려움이다.
이는 외부 기관이나 파트너와의 소통뿐 아니라, 내부 조직 간 소통 문제로도 확장된다. 많은 경우 “충분히 설명했는데 상대가 이해하지 못한다”, “내부에서도 말이 계속 엇갈린다”는 불만으로 표현되지만, 문제의 본질은 메시지 전달 방식이 아니라 이해관계와 기대 수준이 정렬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소통에 있다.
협상적 관점에서 소통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각 주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지를 드러내고 조정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실제 조직 현장에서는 이러한 사전 정렬 없이 이메일, 회의, 보고가 반복되면서 오히려 오해와 피로도가 누적된다. 특히 내부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메시지가 외부로 전달될 경우, 이는 곧 협상력 약화로 이어진다.
이 단계에서의 핵심 역량은 이슈를 구조화하고, 이해관계를 가시화하며, 공통 언어로 정리하는 능력이다. 이는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넘어, 조직 차원의 사고 훈련과 도구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다.
3. 협력(Collaboration): 좋은 의도가 갈등으로 변하는 지점
B2B 및 B2G 환경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많은 조직들이 “협력을 시도했지만 결국 갈등이나 냉담한 관계로 끝났다”고 토로한다. 이는 협력 자체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협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와 갈등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협력은 목표가 같다고 해서 자동으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각 조직이 부담해야 할 비용, 리스크, 내부 평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협력 구조가 명확히 설계되지 않으면 작은 이슈가 빠르게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계약 이전 단계에서 협력의 범위와 원칙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경우, 이후 협상과 수행 단계에서 반복적인 마찰이 발생한다.
이 단계에서 요구되는 역량은 협력을 ‘관계’가 아니라 ‘구조’로 설계하는 능력이다. 다시 말해, 선의에 기대기보다는 역할, 책임, 의사결정 방식, 분쟁 발생 시의 대응 원칙을 사전에 정리하는 협상적 사고가 필요하다.
4. 딜 성사(Deal Making): 계약 체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많은 조직이 협상을 ‘계약을 체결하는 순간’으로 이해하지만, 실제로 딜 성사는 협상 라이프 사이클의 중간 지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명확하다.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지,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 그리고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의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협상에 임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거래나 해외 기관과의 협상에서는 상대에 대한 정보 부족과 내부 의사결정 구조의 불명확성이 동시에 작용한다. 이로 인해 협상 현장에서는 즉흥적인 판단이 반복되고, 결과적으로는 조건이 불리해지거나 불필요한 양보가 발생한다. 딜 성사 단계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은 설득이나 압박이 아니라, 목표·대안·우선순위를 명확히 한 상태에서 선택지를 설계하는 능력이다.
이 과정이 체계화되지 않으면, 계약 체결 자체는 이루어지더라도 이후 수행 단계에서 반복적인 재협상과 갈등이 불가피해진다. 따라서 딜 성사는 단기적 성과가 아니라, 이후 협력과 수행을 고려한 구조적 합의로 접근되어야 한다.
5. 상호 이견 조정: 계약 이후에 시작되는 진짜 협상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협상은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실제 수행 단계에서야 비로소 서로의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드러난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상대는 계속 불만을 제기한다”는 문제 제기는 이 단계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이견은 종종 책임 회피나 신뢰 부족으로 해석되지만, 상당수는 계약 당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던 해석의 차이, 역할 인식의 차이, 내부 압박 요인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이견이 발생했을 때 이를 협상의 문제로 보지 않고, 단순한 클레임이나 감정적 갈등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역량은 이슈를 개인 간 갈등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재정의하고, 재협상을 통해 조정하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계약서 해석 능력뿐 아니라, 상대 조직이 처한 내부 제약과 평가 기준을 이해하는 협상적 사고가 필요하다.
6. 분쟁 단계에서의 협상: ADR로서의 전략적 선택
상호 이견이 누적되고 해결되지 못하면 결국 분쟁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많은 조직이 이 시점에서 소송이나 중재를 떠올리지만, 동시에 “그 단계까지 가고 싶지는 않다”는 고민을 함께 안고 있다. 분쟁은 비용과 시간의 문제를 넘어, 향후 사업 기회와 평판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협상은 단순한 타협이 아니라, 대안적 분쟁 해결(ADR)의 핵심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분쟁 단계의 협상은 초기 협상과 달리 감정, 책임, 체면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상대를 설득하는 기술이 아니라, 각자가 감당할 수 있는 최선의 출구를 현실적으로 비교·검토하게 만드는 구조적 대화이다.
조직 차원에서는 분쟁을 ‘이겼다/졌다’의 문제로 보지 않고, 총 비용과 리스크를 관리하는 경영 이슈로 인식하는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
7. End-to-End B2B/B2G 관리: 협상 체계와 CoE 구축의 필요성
이러한 문제들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협상이 개인의 경험과 역량에 의존한 채, 조직 차원의 관리 체계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그때그때 잘하는 사람이 해결한다”는 방식에 의존하지만, 이는 리스크가 크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
End-to-End 협상 관리란, 연결부터 분쟁 해결까지의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고, 공통 원칙·프로세스·도구를 조직 내에 정착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협상 관련 사례와 데이터를 축적하고, 주요 협상 유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며, 필요 시 내부 자문이나 코칭이 가능한 협상 CoE(Center of Excellence)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는 대기업뿐 아니라, 복잡한 이해관계를 다루는 중견기업과 공공기관에도 점점 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8. AI의 활용: 협상 역량을 개인에서 시스템으로
마지막으로 주목받는 영역이 AI의 활용이다. 구매와 판매, 계약과 협상 준비 영역에서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보조 지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협상 준비 단계에서 목표와 대안을 구조화하고, 예상 쟁점을 시뮬레이션하며, 내부 메시지를 정렬하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AI가 협상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 협상 품질의 편차를 줄이고, 일관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특정 개인에게 의존하던 협상 역량을 조직의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
결국 협상의 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은, 협상이 더 많은 영역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이제 협상은 단발성 기술이 아니라, 관계·성과·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하는 핵심 경영 역량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정리:
B2B·B2G 환경에서 협상은 계약 체결을 넘어 관계 형성, 소통 정렬, 협력 설계, 딜 성사, 수행 단계의 이견 조정, 분쟁 예방·해결까지 아우르는 End-to-End 경영 역량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협상을 개인 역량에 의존할수록 리스크와 비용은 증가합니다. 조직 차원의 협상 체계(CoE)와 공통 프로세스 구축, 그리고 AI를 활용한 협상 준비·의사결정 지원을 통해 협상 품질의 일관성과 실행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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